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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에세이 : 생각이 형태를 갖추고, 성찰이 글이 되는 공간

異緣 (이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0-29 13:07
조회
10784
추웠다.



t.

그를 향한 이연[異緣]의 정

다이얼로 눌러댔다



한갓 중의 빗과 같은 말

입김 호호 불면 행여 소담해 질까

바람이 담긴 바람

전선을 현으로 나부끼더니

수화기에서 쏟아지는 얼음 조각에 그만 가슴을 베이고 말았다



그도 추웠겠지

애써 자위하며 소주병에 불어대는

나의 상심에 관한 관악기 연주가



칼끝에서 널브러진 나와

송곳 위로 곧추 선 그 말고는

타인에게 들리지 않음은

간밤에 가위 눌려 악다구니를 쓰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음 이려니 했다



김치

김치가 먹고 싶었다.

술 한 잔에 너스레를 발라가며 김치를 부탁 할 땐

소금 절여진 나머지 삶이

오선지 이탈 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네가 내겐 김치임을 말 하고 싶었으나


나는 추웠고


그는 얼어 있었다.